
오늘 AI·IT 업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흐름은 단연 인프라 투자의 규모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빅테크 AI 인프라 지출 약속에 따르면 Alphabet, Meta, Microsoft, Amazon, Oracle 5개사가 앞으로 수년간 공개한 지출 약속 합계가 3조 달러를 넘어섰다. Alphabet의 1조 달러, Meta의 8000억 달러가 포함된 이 수치는 AI 경쟁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전력·부지·설비를 망라하는 대규모 물리 인프라 전쟁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Amazon은 이 흐름의 중심에 있다. AWS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해 460억 달러를 기록했고, 앤디 재시 CEO는 2027년과 2028년에도 각각 40% 이상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베드록의 토큰 처리량이 1년 전보다 17배 늘고, 포춘 500대 기업의 관련 지출이 7배 증가한 수치가 이 전망을 뒷받침한다.
인프라 경쟁은 지구 밖으로도 뻗어 나갔다. Google의 우주 데이터센터 시제품 위성 Suncatcher가 SpaceX Falcon 9으로 발사된 후 약 3주간의 점검을 마치고 가동을 시작했다. 이 위성에는 Google TPU 4개가 실려 있으며, 지상 엔지니어들은 탑재된 Gemma 4 모델에 첫 프롬프트를 보내 우주를 주제로 한 하이쿠를 생성하게 했다.
AI 안전과 정책 영역에서도 굵직한 움직임이 있었다. 앤트로픽은 클로드가 대화를 마친 뒤 스스로 위험성을 점검하는 자기 평가 기술을 공개했다. 이 방식은 추가 연산 비용이 전체의 2% 미만이면서도, 실제 서비스에서 유해 대화의 78%, 고위험 대화의 94%를 탐지했다. 오픈AI는 AI 행동 원칙인 모델 스펙을 전면 개편해, 지시를 그대로 수행하는 방식에서 사용자의 실제 의도와 맥락을 함께 해석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다시 세웠다.
국제적으로는 WHO 유럽지역 53개 회원국이 2026년부터 2033년까지의 의료 AI 공동 행동 로드맵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거버넌스와 윤리·규제, 의료데이터 인프라, 인력 교육이 우선 분야로 제시됐으며, EU AI Act 및 GDPR과 연계된 설계가 특징이다.
국내외 AI 생태계에서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이어졌다. 엔비디아가 10억 달러 규모의 네이버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약 4.54%를 확보,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캐나다 정부는 자국 AI 기업 코히어에 최대 16억 캐나다달러를 지분 투자하는 방안을 발표하며 소버린 AI 확보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한국딥러닝이 IBK기업은행의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업무에 시각언어모델 기반 AI 에이전트를 적용해 서류 처리 시간을 88% 단축했다고 밝혔다.
로봇 분야에서도 주목할 소식이 나왔다. 미국 맥시모 로보틱스는 태양광 건설 현장에서 자사 AI 로봇이 누적 30만 건 이상의 작업을 완료하며 인력 생산성을 2.5배 높였다고 발표했다. 중국 애지봇은 로봇의 실제 노동량을 측정하는 새 지표 '워큰'을 공개하고 차세대 휴머노이드 플랫폼과 피지컬 AI 모델을 함께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