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하루 AI·IT 업계는 칩, 모델, 에이전트, 인프라 등 전방위에서 굵직한 소식을 쏟아냈다. 그 중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체 AI 가속기 마이아 확장 계획이 있었다. MS는 차세대 칩 마이아 300을 2027년부터 생산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마이아 300은 기존 주요 GPU 기반 시스템보다 전력당 토큰 처리량을 40% 이상 높이는 것이 목표이며, 96개 가속기를 한 랙에 묶으면 이전 세대 마이아 200보다 최대 7배의 토큰 처리량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연산에는 TSMC 2나노미터 공정을 쓰는 칩렛 구조를 채택했다. 이미 현장에 투입된 마이아 200은 팀즈·코파일럿·코워크의 AI 기능에서 주요 GPU 인프라 대비 최대 1.7배 높은 전력당 토큰 처리량을 기록하며 미국·유럽·호주에서 운영 중이다. 같은 날 AMD는 에이전틱 AI를 위한 랙스케일 플랫폼 헬리온을 공개하며 CPU 전용 구성과 CPU·GPU 통합 구성 두 가지를 제시했다. CPU 전용 랙은 최대 3만2768개 코어까지 확장할 수 있으며, 올인원 랙은 에픽 CPU와 인스팅트 MI350P GPU를 한데 묶는 구조다. AI 인프라 경쟁이 칩 단일 성능을 넘어 랙 단위 효율과 에이전트 처리 구조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델 전선에서도 굵은 소식이 이어졌다. 메타는 차세대 에이전트형 AI 모델 뮤즈 원더와 뮤즈 원더 풀을 공개했다. 두 모델은 '액티브 메모리'와 '액티브 포커스'를 핵심 기능으로 내세운다. 액티브 메모리는 여러 대화에 걸쳐 맥락과 사용자 정보를 유지하는 기능이고, 액티브 포커스는 작업 중 막히면 다른 경로를 시도하고 계획을 조정하는 구조다. 최대 100만 토큰의 문맥 창을 지원하며 보험금 청구, 임대차 계약서 분석, 코드 개발처럼 전문 지식이 필요한 장기 작업에 강점을 뒀다. 뮤즈 원더 개발 배경을 설명한 인터뷰에서 마크 저커버그와 알렉산더 왕은 모델을 단순 기반 기술이 아닌 제품 그 자체로 보며, Meta Superintelligence Labs의 목표를 초지능의 더 넓은 보급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뮤즈 원더는 Harvey legal agents, SWE-Marathon 등 장기 코딩 및 법률 에이전트 평가에서 우위를 보였다고 메타는 밝혔다. 구글은 제미나이 4 아르곤을 AI 스튜디오·API·유료 앱에서 상용화했다. 아르곤은 약 800개 파일, 20만5000줄 파이썬 코드베이스에서 11시간 무인 작업을 수행하며 실제 최적화 성과를 낸 사례가 공개됐다. 오픈AI는 GPT-6.1 솔의 기본 컨텍스트 길이를 27만2000토큰에서 50만 토큰으로 확대해 장시간 작업의 연속성을 강화했다.
AI 보안과 안전성 논의도 하루를 채웠다. 앤트로픽은 Claude를 겨냥한 증류 공격 방어 기술을 적용해 공격자가 가져가는 데이터를 약 90~99% 줄였다고 밝혔다. 증류 공격은 위장 계정을 이용해 모델 능력을 대규모로 복제하는 행위로, 복제 모델이 안전장치 없이 공개되면 사이버보안·생물학 분야에서 위해로 이어질 수 있다. 앤트로픽은 불법 증류 모델의 역량이 군사·정보 시스템에 통합될 경우 국가 안보 위험이 된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오픈AI 샌프란시스코 본사 임원 회의실에 음성 녹음 장치를 숨긴 혐의로 엔지니어가 체포된 사건도 알려졌다. 미 연방 검찰에 따르면 TV 뒤 USB 포트에 화장지로 가린 채 기기가 설치됐으며, 해당 회의실에서는 독점 연구와 정부 관련 협의가 자주 다뤄졌다. 앤트로픽은 내부적으로는 자체 소스 관리 시스템 Scion을 도입했는데, 하루 병합 수가 3만 건을 넘어서면서 기존 git 기반 인프라의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AI 코딩 도구 확산이 개발 인프라 자체를 먼저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다.
에이전트 AI의 실제 서비스 적용 사례도 눈에 띄었다. LG유플러스는 통합 고객 플랫폼 유플러스원에 요금납부·로밍 에이전트를 탑재해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청구 내역 설명부터 납부, 로밍 상품 추천과 가입까지 한 대화 안에서 처리하도록 했다. 이 기능을 통한 추천 가입 전환율은 기존 AI 검색 방식보다 약 2배 높았다고 밝혔다. 워크데이는 HR·IT 업무를 자연어 한 번으로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사나 컨시어지를 내년 1월 공식 출시할 예정이며, 입·퇴사 절차, 휴가와 급여 문의, 비밀번호 재설정 같은 요청을 조직 승인 절차 안에서 자동화한다. 코오롱베니트의 AX 부스트 서밋에서는 선적서류 자동화 에이전트가 건당 처리시간을 4시간에서 5초로 줄인 사례가 소개됐다. AI 에이전트 평가 기준도 달라지고 있는데, Arm은 메타·오픈AI·후지쯔와 함께 에이전틱 AI 워크로드에 맞춘 CPU 성능 평가 방법론을 공개하며 코어 수 대신 데이터센터 단위 처리 효율로 평가 기준을 이동시켰다.
물리 세계와 AI가 맞닿는 영역의 소식도 풍성했다. 현대차·기아는 AI 데이터 인프라 기업 바스트 데이터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자율주행·ADAS·LLM·로보틱스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하나의 고성능 아키텍처로 통합할 계획이다. 포티투닷이 수년간 실증한 뒤 이뤄진 투자로, 실제 운영에서 센서·영상 데이터 2대 1 절감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라플라스 인텔리전스는 로봇과 자율주행차를 실제 배치 전에 AI 기반 자동 레드티밍으로 점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시뮬레이션에서 위험 조건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취약점을 사전 발견하고, 규제기관과 보험사가 참고할 검증 근거를 쌓는 방식이다. 플록스 인텔리전스는 기차 선로·도로·공항 주변 야생동물 충돌을 막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민간항공의 야생동물 충돌 비용이 연평균 2억7200만달러에 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 종과 행동에 따라 억제 반응을 다르게 적용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리빙 모델스는 식물 DNA 특화 모델 보타닉-1과 구글 젬마 4를 결합해 멜론 수확량 관련 유전자 변이를 4분 안에 정확히 1위로 찾는 데 성공했다. 약 320종 식물 DNA를 학습한 보타닉-1은 양방향 Mamba-2 구조로 긴 DNA 문맥을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AI 확산이 가져오는 사회·인프라 변화도 다양하게 조명됐다. IMF는 AI 도입이 아시아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반면, 전 세계 일자리의 약 40%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복 업무 수요 감소뿐 아니라 대학 졸업 후 첫 일자리 같은 경력 출발점이 약해질 가능성과 기존 조세 체계의 동요도 제기됐다. 안드레이 카르파시는 LLM 활용 격차가 깔때기처럼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 세계 60억명이 AI와 거의 접촉하지 못하는 반면 최첨단 모델을 다루는 집단은 약 2000만명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테런스 타오 UCLA 교수는 AI가 만든 치료제 사례를 들어 결과의 설명 가능성과 검증 기준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 수학계에서는 인간의 이해와 지식 축적을 AI가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이 강한 반면, 의료계에서는 임상시험으로 확인된 효과와 안전성이 더 중요하다는 반론이 나왔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엔비디아와 구글이 데이터센터 전송 프로토콜 팔콘 지원을 협력해 AI 클러스터의 대역폭 활용을 높이기로 했고,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총 5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 EPIC 센터를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를 포함한 커넥티드카 업체 7곳의 개인정보 처리 실태를 현장 조사하고 있으며, 판교에는 전국 첫 국방 AI 전환 거점이 개소해 피지컬 AI 실증과 사업화를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와 소프트웨어 인프라 분야에서도 주목할 소식이 나왔다. 몽고DB는 9.0 버전과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서비스 아틀라스 인피니트를 공개했다. 아틀라스 인피니트는 컴퓨트와 스토리지 계층을 분리해 수요 급증 시 과도한 사전 용량 확보 없이 대응할 수 있게 설계됐다. 메타는 페이스북과 릴스에 알고리즘 직접 제어 기능 'Your Algorithm'을 확대해 이용자가 원하는 주제를 자연어로 설정하면 추천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도록 했다. 구글은 구글플레이에서 개인용 앱을 공개 등록 없이 자신의 기기에서 실행하는 기능을 출시했고, Google AI Studio에서 프롬프트만으로 앱을 제작해 비공개로 설치할 수 있다. 코드로 영상 생성 과정을 제어하는 MS의 코드 비디오 모델도 공개됐는데, 코딩 에이전트가 객체 위치·이동·카메라 경로를 코드로 작성하고 물리 방정식으로 동작을 계산하는 방식이라 기존 확산 모델의 세부 수정 한계를 줄인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