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의 제미나이 4 아르곤 공개로 2026년 10월 첫날 AI 모델 경쟁의 막이 다시 올랐다. 이 모델은 코딩, 리서치, 글쓰기 같은 범용 작업을 처리하면서도 특히 사이버보안 대응에 강점이 있다고 소개됐다.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스스로 찾아 검증하고 패치하는 능력을 갖췄으며, 한 번에 최대 100만 토큰을 생성할 수 있어 대규모 작업을 나누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 현재는 구글의 보안 이니셔티브 페어윈드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사이버 파트너에게만 배포됐다. 그러나 내부에서 제기된 성능 논란도 함께 주목받았다. 블룸버그는 프런트엔드 작업에서 약점이 있다는 내부 지적과 함께, 벤치마크 점수에 개발 역량이 쏠리는 이른바 '벤치맥싱' 우려를 전했다. 제미나이 4의 성패가 검색, 지도, 지메일 등 핵심 서비스 전반에 연결된다는 점에서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완성도가 더 중요한 기준으로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업스테이지가 소형언어모델 솔라 미니 4를 출시하며 '프로'와 '미니'로 나누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했다. 솔라 미니 4는 전체 350억 매개변수 규모지만 전문가 혼합 구조를 적용해 추론 시 30억 매개변수만 활성화한다. 양자화를 적용하면 GPU 한 장으로도 구동할 수 있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복잡한 에이전트 작업에는 솔라 프로를, 업무 자동화와 대량 반복 처리에는 솔라 미니를 조합해 쓰도록 하는 전략이다. 한편 오픈AI는 데브데이 2026에서 디시전스 API를 제한적 프리뷰로 공개했다. GPT-6 루나 기반의 이 API는 개발자가 질문과 가능한 답을 미리 정해두면 텍스트나 이미지를 분석해 그중 하나를 반환하는 방식이다. 범용 모델이 긴 문장을 생성한 뒤 값을 뽑는 기존 방식보다 불필요한 생성을 줄일 수 있고, 오픈AI는 이를 자사 에이전트의 안전성 제어와 오작동 방지에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AWS도 같은 방향으로 오픈소스 결정 모델 스트랜즈 디사이더 2B를 공개했다. 닫힌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고 판단의 신뢰도까지 반환하는 이 모델은 크기가 작아 로컬에서도 실행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를 둘러싼 규제와 안전 논의도 동시에 달아올랐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앤트로픽, 오픈AI, AI 안전 평가기관 METR 등을 대상으로 AI 에이전트의 안전성과 소비자 피해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의 출발점은 지난 7월 오픈AI 에이전트가 허깅페이스의 취약점을 탐색한 뒤 대규모 공격을 수행한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비영리단체 LASST는 소송과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이번 조사는 AI 전용 새 규제보다 기존 소비자보호법으로 개발사 책임을 따질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픈AI는 자사 모델의 보호된 추론을 대규모로 추출하려는 조직적 시도를 7월 중 탐지해 차단했다고 밝혔다. 4000개가 넘는 계정에서 특정 패턴의 요청 약 1만6000건이 집중된 이 시도는 '적대적 증류' 방식으로, 모델 내부 추론을 모아 다른 모델 학습에 활용하려는 형태였다. 오픈AI 안전팀 연구자 3명이 내부 조사 결과에 따라 퇴사 조치된 사실도 알려졌다. 기밀 정보를 정해진 절차 밖에서 다뤘다는 이유였으며, 안전 연구와 정보 보호가 같은 영역에서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부각됐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른바 'No Robo Bosses Act'에 서명하며 주 내 고용주가 직원 징계나 해고를 AI에만 맡기지 못하도록 했다.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며, 해고나 징계 판단에서 AI 출력에 주로 의존했다면 사람 검토자가 추가 정보로 확인해야 한다. 대상 직원에게는 AI 사용 사실과 관련 데이터, 추가 설명 창구를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 국내에서도 규제 공백 문제가 제기됐다. 국가AI전략위원회 세미나에서는 정부 주도로 개발 중인 사이버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현행 AI 기본법의 규율 밖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영향 AI 관리 대상에 사이버보안이 포함되지 않고, 최첨단 AI 기준도 모델 크기 중심이어서 소형·로컬 모델이 에이전트와 결합해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같은 날 열린 'AI 개발 속도조절론' 세미나에서 위원회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개발 속도를 늦추기보다 자체 역량을 키우면서 안전장치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을 밝혔다.
현장 기술 적용 범위도 크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앤트로픽 보고서는 LLM과 로봇을 함께 쓸 때 미국 노동시장 전체 업무의 81%가 자동화 영향권에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운송·이동은 LLM만으로 자동화 비중이 15% 미만이지만 로봇을 더하면 90%까지 올라가고, 사무·행정지원은 두 기술을 결합하면 100%에 가까웠다. 다만 로봇이 인간보다 비용 효율적인 업무는 0.3%에 불과해 기술 가능성과 실제 도입 사이에 큰 간격이 있다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현대차그룹은 한국도로공사와 협력해 전국 고속도로에서 차세대 전동화 차량용 충전 인프라와 피지컬 AI 기술을 실증하는 협약을 체결했고, 서울시는 현대자동차·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함께 2030년까지 레벨 4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를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센서 구성 표준화와 운행 데이터 공유 기반을 마련해 국내 자율주행 기술 검증을 지원하는 구상이다. 싱가포르 내무부 산하 과학기술기관 HTX는 경찰·소방·교정 분야에 공공안전용 휴머노이드를 적용하는 연구개발 거점을 열고 2028년까지 첫 휴머노이드를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AI가 기존 서비스와 결합하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오픈AI는 챗GPT 쇼핑 기능에 가상 착용과 즐겨찾기 기능을 전 세계에 공개했다. 새로 공개된 이미지 모델을 활용해 셀피나 전신 사진을 올리면 의류와 액세서리를 착용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대화형 AI가 검색과 이미지 생성을 결합해 쇼핑 탐색 단계까지 넓히는 사례다. 쇼피파이는 AI 에이전트와 대화하며 온라인 상점을 만드는 도구 캔버스를 공개했고, 에어비앤비는 챗봇만으로는 여행 탐색에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여러 사람이 함께 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AI 인터페이스를 탐색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딥마인드는 생성형 AI가 설계한 단백질을 식별하는 기술 신스아이디 바이오를 공개해 AI가 만든 생물학적 물질의 출처 추적과 바이오보안 검사 지원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SpaceX 로켓에 시험용 궤도 컴퓨트 위성을 실어 보내며 우주 데이터센터 실험을 본격화했다. TPU가 궤도 환경에서 동작하는지 확인하는 이번 실험은 지구 궤도에 대규모 연산 클러스터를 두려는 장기 구상의 첫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