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교육청 정윤호 장학사는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교육 인공지능의 품질은 학습 데이터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수백만 학생의 디지털 학습 이력, 교사의 수업 경험, 교육과정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성능 좋은 거대언어모델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공교육이 교육 데이터와 AI 활용에 대한 판단·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이 문제의식은 『AI 플랫폼 학교를 바꾸다』에도 담겼다. 책은 실제 학교에서 활용하는 10개 AI 플랫폼을 현장 사례와 함께 분석하며, 구글 클래스룸과 네이버 웨일스페이스 같은 수업 공간형 플랫폼과 챗GPT, 캔바, 패들렛 같은 도구형 플랫폼을 구분해 살폈다. 정 장학사는 외산 모델이 국내 환경에 맞지 않을 수 있다며, 국내 소버린 AI 모델과 연결해 교육환경에 맞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판단의 배경에는 공공 AI 플랫폼 '우리아이' 구축 경험이 있다. 이 플랫폼은 2023년 현직 교사 101명과 개발을 시작했고, 현재 약 150종의 교육용 AI 에이전트를 운영한다. 지난해 3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뒤 로그인 없이 무료로 개방돼 연간 약 1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에이전트별로 여러 LLM을 선택·연결하며, 교사가 검증한 데이터를 검색증강생성(RAG)으로 먼저 참조한 뒤 범용 LLM을 활용하는 구조를 쓴다.
정 장학사는 학생 데이터는 휘발시키고 교사의 교수학습 데이터는 교육자산으로 축적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에이전트를 늘리는 일보다 정선된 교육 데이터의 품질을 유지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또 AI를 교육 현장에서 배제하기보다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학년 수업에서는 친구와 교사와 먼저 답을 찾고, 해결되지 않는 질문만 AI에 묻는 방식도 사례로 제시했다. 핵심은 AI를 쓰게 하는 것보다, 어떤 데이터와 기준으로 쓰게 할지를 공교육이 직접 정하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