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커즈와일은 스타트업 프락시스 AI와 함께 자신의 디지털 복제본 '라이(Rai)'를 만들었다. 라이는 구글의 LLM을 바탕으로, 그의 저서 11권과 영상·영화·팟캐스트·기사 등을 학습해 지식과 사고방식을 재현하도록 설계됐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브라우저에서 3차원 아바타와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고, 승인된 자료원인 펍메드와 구글 스칼라 등을 검색해 새 연구 결과를 확인한다. 현재 가족과 친구 등 200여명이 시험 사용 중이며, 지난해부터 제작돼 지난 7월 유엔 AI 포 굿 행사에서 처음 공개됐다.

기술적으로 중요한 점은 이 복제본이 기존 자료를 불러와 답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대화에서 새 정보를 배우고 이를 기억으로 저장하도록 만들어졌다는 데 있다. 다만 이는 뇌를 복제하거나 의식을 옮긴 것이 아니라, 남겨진 기록을 바탕으로 만든 디지털 트윈에 가깝다. 그래서 인간 커즈와일과 라이는 처음에는 비슷하게 출발해도 각자 다른 경험을 쌓으며 점차 다른 판단과 기억을 갖게 된다. 이 사례는 AI가 한 사람의 말투와 지식을 얼마나 정교하게 재현할 수 있는지, 또 그 결과물이 원본과 같은 존재인지라는 문제를 함께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