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영리단체 미래생명연구소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연 '친인간 총회'에서 미국 정치권의 좌우 진영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AI 감속론에 함께 목소리를 냈다. 이 행사는 인간의 주체성 보호, 권력 집중 지양, 기업 책임 강화를 요구하는 '친인간 AI 선언'을 중심으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AI의 가장 큰 위협으로 일자리나 딥페이크 같은 부작용을 넘어, 기술이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잠재적으로 파국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AI 발전의 과실이 소수의 빅테크에 집중되고 대중은 의사결정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AI에 대한 결정은 기업 과점 세력이 아니라 국민이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AI 위협 앞에서는 당파성을 넘어야 한다며 감속론에 동의했다. 그는 AI 감속은 입법보다 행정조치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AI 기업들에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대응 방식에서는 차이가 드러났다. 샌더스 의원은 AGI와 초지능을 핵무기급 위험으로 보고 미·중 간 개발 중단과 초지능 금지를 위한 조약을 제안했고, 배넌은 반도체와 투자, 인력 교류를 포함해 중국을 AI 생태계에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AI 논의가 기술 개발 속도 경쟁만의 문제가 아니라, 통제 가능성·안전장치·권력 집중을 둘러싼 정치적 쟁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사람은 미국 AI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공개적으로 규제에 동조하면서도 뒤에서는 안전장치 강화를 막는 정치·자금 활동을 한다고 비판하며, 현재의 규제 논의 자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